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은 음료 - 몸이 가벼워지는 시간 17차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은 음료 - 몸이 가벼워지는 시간 17차
6년 전 웅진식품이 현미보리차 하늘보리를 처음 시장에 출시했을 때 필자는 이런 의문을 품었었다. 과연 저 음료가 팔릴까? 콜라나 사이다와 같이 사먹지 않고는 만들 수 없는 그런 음료가 아닌 보리차가 과연 소비자의 눈길을 끌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 말이다. 예상대로 하늘보리는 당시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보리차를 돈 주고 사먹는다는 것 자체가 생소했던 때였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그 때와는 달리 지금은 많은 소비자가 유리 냉장고 속 차 음료를 집어 든다. 마실 것 하나 마음대로 못하는 여자들을 사로잡은 차 음료, 차 음료 시장은 바야흐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해 990억 원의 차 음료 시장 매출이 올해는 두 배 가량 뛴 1800억 원의 시장으로 점쳐지고 있다. 시장의 급팽창으로 그 규모가 커지니 경쟁이 치열해 지는 것은 당연지사. 그 치열한 차 음료 시장에서도 반짝 하고 돋보이는 차 음료가 있으니 그 이름 바로 몸이 가벼워지는 시간 17차이다. S라인 몸매의 대명사 전지현이 광고하는 17차는 여심을 꼭 붙든 채 남양유업의 핵심 성장 브랜드로 성장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몸이 가벼워지는 시간 17차(이하 17차)는 남양유업이 지난 2005년 3월 시장에 선보인 제품으로 이제 겨우 출시한지 1년을 조금 넘긴 음료이다. 제품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음료를 마시며 다이어트를 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하여 만든 음료이다. 17가지의 차를 한 병에 담았다고 하여 17차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 17가지 차의 성분은 뽕잎, 홍화씨, 녹차, 산수유, 메밀, 둥글레, 결명자, 구기자, 율무, 귤피, 영지, 치커리, 대맥, 상황, 옥수수, 현미, 차가이다. 천연 재료에서 기능성 성분만을 추출하여 만든 음료로 지방 연소와 함께 체중 조절에 효과가 있는 L-카르니틴과 녹차성분인 카테킨이 들어있으며 맛이 떫지 않은 차 음료라는 것이 남양 측의 설명이다. 출시한 지 한 달 만에 20억 원이 팔려 나갔고 1년 만에는 600억 원어치가 팔렸다. 차 음료 시장의 월간 판매량 1위에 곧바로 등극하여 히트상품의 반열에 오른 이 신기한 물은 최근 음료 성수기를 맞아 하루 2000만개가 팔려나가고 있다. 남양유업의 17차가 많은 경쟁 음료들을 물리치고 이토록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마시면 건강하고 아름다워지는 음료 녹차 음료 가운데 혼합차의 등장은 신선했다 전지현을 닮고 싶은 여자들을 자극하라
이처럼 기존 녹차와는 차별화된 맛의 건강음료라는 점, 특히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관념에 항상 시달리는 한국 여성들에게 안심을 주는 다이어트 음료로 어필했다는 점을 17차의 성공요인으로 정리하여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16차를 표절하였다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17차. 그 동안 음료 부문에 이렇다 할 신제품을 출시하지 못하고, 또 출시했다 하더라도 금새 타 기업이 출시하는 비슷한 음료에 밀리기만 했던 남양유업에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것이 17차이다. 많은 경쟁 기업들이 17차를 겨냥한 차 음료를 출시하고 있으나 17차를 위협하는 수준의 차 음료는 아직 없다. 단번에 음료시장의 강자가 된 남양유업은 17차로 해외진출의 기회까지 노리고 있다. 잘 만든 상품 하나 열 상품이 부럽지 않은 듯 하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궁금한 것은 17차의 앞날이다. 꾸준한 고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17차가 건강에, 그리고 다이어트에 좋은 차로 건강과 미용에 관심이 높은 현대인들의 욕구를 잘 채워주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꾸준한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한 때 우리에게 사랑 받았던 아미노 음료와 비타민 음료의 전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의 외면은 한 순간이며 언제 1등을 능가하는 신제품이 출시될 지 모를 일이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내 몸에 딱 맞는 음료를 고르기만 하면 되니 말이다. 17차가 제 2의 아미노 음료가 되는 날이 올 것인가, 아니면 17차를 물 대신 마시는 날이 올 것인가? 17차의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