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기사]쌀화환...
쌀 화환 업체 나눔스토어는 최근 개그맨 윤형빈 씨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2월 22일에 있을 자신의 결혼식 때 일반 화환 대신 쌀 화환을 받고 싶다는 문의 전화였다. 안내 직원은 ‘쌀 화환만 받겠다’는 내용의 문구와 구입처인 나눔스토어 연락처를 청첩장에 넣는 방법을 안내해줬다.
지난해 결혼한 탤런트 홍경인 씨도 쌀 화환만 받겠다는 내용의 청첩장을 돌렸다. 배달된 쌀 화환 230㎏은 고아원에 기부했다. 탤런트 김태희 씨도 지난해 4월 나눔스토어를 통해 동생의 전역 축하 쌀 화환을 구입했다.
쌀 화환은 연예계에서는 이미 하나의 문화로 정착됐다. 팬미팅이나 드라마 제작발표회 때 일반 화환 대신 쌀 화환을 보내는 경우가 흔해졌다. 일반인 사이에서도 쌀 화환 트렌드가 점차 퍼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쌀 화환이 전체 화환 시장의 5~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쌀 화환 업계 대표주자인 사회적기업 나눔스토어는 2011년 10월에 설립됐다. 강진원 대표(41)는 법무법인 새빛의 변호사이기도 하다. 강 대표는 “업무 특성상 화환이나 난을 주고받는 일이 잦았는데 아깝다는 생각을 자주 했고 고민하다 나눔스토어를 열었다”고 얘기한다.
대기업이 앞장서야 쌀 화환 문화 정착
강 대표는 2011년 10월 자본금 10억원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첫 달 매출은 고작 420만원이었지만, 지난해 말부터 월매출 1억원대로 부쩍 성장했다. 디자인 경쟁력이 큰 힘이 됐다.
“쌀 화환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가 디자인이 별로 좋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직원들이 3~4개월 동안 화환 디자인을 고민해서 특허 출원까지 했습니다.”
10㎏ 쌀 교환권이 포함된 쌀 화환의 가격은 10만~11만원 선. 일반 화환보다 결코 가격이 높지 않다. 생화 대신 조화 위주로 구성하고 화환의 꽃을 재활용해 비용을 절약하는 덕분에 가능하다.
“쌀 화환은 10번 정도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꽃의 일부가 망가지면 부분 애프터서비스(AS)를 통해 완벽한 상태로 배송하지요.”
설립 후 본격적인 첫해인 2012년 기부 성적도 썩 괜찮다. 나눔스토어에서 쌀 화환을 구입한 연예인이 기부한 쌀만 20t이다. 사회적기업인 만큼 인건비를 제외한 이익금의 대부분을 기부한다. 대표인 강 변호사는 따로 월급을 받지 않는다. 지난해 자체적으로 기부한 쌀이 9t, 현금 기부액은 7000만원이다.
강 대표는 쌀 화환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라이나생명, 다음 등이 나눔스토어의 주요 고객사. 기업은행은 임직원 쇼핑몰에 쌀 화환을 입점시키는 등 기업들도 서서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이 협력업체와 사내 임직원 경조사를 챙기기 위해 구입하는 화환이 매달 100개가 훌쩍 넘어요. 대기업이 쌀 화환 보내기에 앞장선다면 기부 문화가 훨씬 더 빠르게 정착될 수 있습니다.”